때는 11월 말, OP GAMING의 매니저인 HEEZ님께서 한가지 제안을 하셨습니다. 

” 배그 결승전 굿즈 만들어 보쉴? “

와! 재밌겠다! 이스포츠 팬으로서, 자신의 작업물이 공식 굿즈가 된다는 건 굉장히 즐겁고 기대되는 일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재미는 재미고, 제일 큰 걸림돌은 바로 촉박한 시간! 제안을 받았을 때가 11월 22일 오후였다는 게 문제였죠. 다음날 23일 전부를 사이즈와 업체 선정, 대략적인 스케치 컨펌을 받는 데에 소비할게 뻔했고, 24일~25일은 주말이니까 패스. 그 후 제작/배송에 걸리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결국 26~27일 하루 이틀 안에 모든 걸 그려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선수 11명 전원의 캐릭터에, 추가로 자유 이미지까지!
그러면서도 팬분들을 위한 굿즈인 만큼 당연히 퀄리티도 어느 정도 나와야 하니 거절해도 이상하지 않을 일이었습니다. ‘힘들 것 같아요’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어째서인지 그 말보다 먼저 “하겠습니다.”라는 말이 새치기를 하고 튀어나왔습니다.
그래요. 가슴이 시켜서 하는 일. 바로 그런 것이었습니다.
덕후라면 이건 해야 한다!

!

 

그리하여 불타는 초집중 초스피드 작업 끝에 맨 상단 이미지의 스티커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그 외에도 덕질짬바로 투명 포토카드, 폴라로이드 등 이런저런 굿즈를 추천해 드렸지만 시간 관계상 다 만들진 못했습니다. 무척 아쉽습니다. (다음 기회에 꼭!)


 ~작업 때문에 불타는 메신저~
선수들을 그릴 때, 참고 자료를 보면서 그렸는데 프로필 사진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디테일에 집착하는 제 성격 때문에 꼭 최근 헤어스타일, 최근 액세서리로 그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변태 그래서 열심히 SNS를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서치했고, 팬분들이 찍어주신 소중한 사진들을 보며 많이 참고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밑의 이미지는 결승전 이후 업로드했었던 일기 만화입니다.

촉박했고 그만큼 힘들었지만 마무리가 즐거웠던 작업이었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스티커를 좋아해 주셔서 뿌듯했습니다! 여하튼 “이건 과연 누가 그렸을까?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졌을까?” 했던 분들의 궁금증이 이 포스팅으로 해결되셨으면 합니다. 
아니라구요? TMI 라구요? 죄송..

여담으로, 이 다음과 다음이 더 발전한 형태로 나오려면 여러분의 반응이 소중합니다. 정말 좋았던 작업물이라면 반응해주세요! 칭찬은 오피지지를 춤추게 하고 굿즈도 더 내놓게 만듭니다(소근)

빠뽀귀여어